“저성장 국면, 공공기관 역할 늘리고 지속가능성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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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국면, 공공기관 역할 늘리고 지속가능성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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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수를 견인하려면 공공기관이 ‘선발대’ 기능을 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공공기관의 일자리 창출은 시의적절한 처방이다. 다만 지속가능성이 ‘약한 고리’다. 저성장 국면에서 공공기관 일자리 81만개를 만들면 앞으로 증가하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다. 때문에 ‘공공부문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혁신 방식으로는 근속연수가 길수록 돈을 더 많이 받는 임금체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공무원부터 직무별로 연봉이 다른 ‘직무급’을 도입하고, 이를 공공기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으로 재정 압박을 줄여야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이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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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민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15일 국민일보가 주최한 ‘2019 국민공공정책포럼’에 기조강연자로 나서서 “한국의 성장 잠재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출산율 저하, 시들한 이공계 인기, 인재의 해외 유출 등을 이유로 지목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구조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을 비롯한 대외 변수도 녹록지 않다.

내수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부의장은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직접 내수를 부양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 수단의 하나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환경, 소방, 경찰 등 안전·복지인력 확충을 원하는 공공 수요가 높은데, 이를 채우면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보릿고개’를 넘자는 것이다.

대신, 이 부의장은 “연공급체계는 민간도 안 되고, 공무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공급이란 근무기간에 따라 급여를 올려주는 임금체계다. 호봉제로도 불린다. 공무원과 공공기관이 연공급을 운영하는 대표 사례다. 이 부의장은 고도 성장기에나 이런 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6.5%를 끝으로 지난해까지 8년째 3% 안팎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2.6%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성장률이 떨어지는데 임금체계를 개편하지 않은 채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임금체계를 직무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처음은 아니지만, 개별 공공기관의 내부 반발이 크다 보니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 이 부의장은 “전반적인 추세인 직무급으로의 전환을 공무원 사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금체계 개편은 문재인정부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혁신성장의 성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민간에서 인재를 확보하려면 공공부문으로의 과도한 쏠림현상을 억제해야 한다. 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공시족’(공무원·공공기관 시험 준비생)은 지난해 기준 41만명에 달한다. 연평균 6.0%씩 늘고 있다. 이 부의장은 “변화의 시대에서 연공급체계는 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임금체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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