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라인 넘는 美…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부인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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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라인 넘는 美…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부인 안해

에스퍼 美국방, 주한미군 감축 관련해 “예측이나 추측 않겠다”
美, 방위비·지소미아 압력하며 ‘금기어’였던 주한미군 언급
‘동맹보다 돈’ 트럼프 안보관 위험
타협점 쉽지 않아 한미 관계 격랑에 빠질 수도


미국이 한국에 파상공격을 퍼붓고 있다. 그동안 금기어였던 주한미군 감축 문제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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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라는 ‘쌍끌이 이슈’의 불길이 주한미군 문제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미국이 주한미군 문제까지 언급하는 것은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9일 필리핀 국방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에스퍼 장관은 이 자리에서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관련해 “나는 우리가 할지도, 하지 않을 지도 모를 일에 대해 예측이나 추측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 국방수장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단호하게 부인하지 않고 여지를 남겨 놓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또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한국은 부자 나라”라면서 “그들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이 발언을 내놓은 시점은 의미심장하다. 미국 대표단이 서울에서 열렸던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3차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직후에 나온 것이다. 또 지소미아 종료 시점인 23일 0시를 눈앞에 두고 메가톤급 발언을 던진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지소미아 연장 문제에 연계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이 방위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한미군 카드를 지렛대로 쓰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한국이 실제로 지소미아 종료를 선택할 경우 보복성 조치로 주한미군 감축이라는 버튼을 누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맹보다 돈’을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안보 스탠스는 위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을 내리면서 터키의 쿠르드족 침공을 야기하기도 했다.

한·미 간 타협점이 보이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미국은 올해 분담금(1조389억 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약 5조 8300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액수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지소미아 연장도 한국에 압박하고 있다. 일본의 태도 변화 없이는 한국이 지소미아 연장을 결정할 가능성은 낮다.


1차 시험대는 지소미아 문제다. 분담금 협상에도 진척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이 지소미아 파기를 선택할 경우 한·미 관계는 예상하기 힘든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은 방위비 인상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 확실시된다.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미국이 미 무역확장법 232조(자동차 232조)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끊이질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마지막 보루였던 주한미군 감축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SMA 협상의 한국 수석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19일 협상 파행 이후 “주한미군과 관련된 부분은 지금까지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스퍼 장관은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할지도, 하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의도적으로 애매한 표현을 쓰면서 한국을 압박했다. 지난주 한국을 찾던 마크 밀러 미 합참의장도 방문 길에 “보통의 미국인들은 부자 나라인 한국과 일본에 왜 미군이 필요한지, 주둔 비용은 얼마나 드는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미군의 최고 수뇌부들이 주한미군을 계속 언급하는 것은 위험한 징후인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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