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무산…송구스럽다”

주식투자연구소 기업투데이  
사이트 내 전체검색

文 대통령,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무산…송구스럽다”

611112110013495027_1.jpg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무산된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동계 및 진보진영이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향후 사회적 대화 재개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한 지난 12일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정부 출범)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 경제환경, 고용상황, 시장 수용성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위가 고심에 찬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4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전했다. 지난해 7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사과한다”고 했던 문 대통령이 1년 만에 또 고개를 숙인 것이다. 김 실장도 “참모로서,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된 점을 거듭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의 결정에 대해 “김 실장이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설명해 드리고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상의해 보완대책을 차질없이 꼼꼼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최저임금위는 밤샘 논의 끝에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87% 오른 8590원으로 결정했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정부 초기부터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최저임금위는 지난해 7월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의결했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만들려면 올해보다 무려 19.8%(1650원)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가파른 인상이 어려움이 있었고, 이에 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대통령이 최저임금 공약에 관심과 애정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임금노동자와 다를 바 없는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에게 부담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일자리 안정자금 등 보완 대책을 마련했지만 구석구석 살피기에 부족한 점이 없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위의 결정은 최저임금 뿐만 아니라 포용국가를 지향하는 것이 더욱 필요해졌다는 국민의 명령을 반영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명령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정책을 세밀히 다듬고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다만 이번 결정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폐기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을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좁게 해석하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인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소득주도성장은 현금 소득을 올리고 생활 비용을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넓히는 다양한 정책의 종합 패키지”라고 했다.

정부는 향후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이어가되 최저임금 인상 보다는 사회안전망 확충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고용이 불안정한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지원 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내년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 실장은 조만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방문하는 등 노동계와 접점을 늘릴 계획이지만 양대 노총이 대정부 투쟁 계획을 밝히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