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풍토서 제3지대 신당 성공 조건은 ‘강력한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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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풍토서 제3지대 신당 성공 조건은 ‘강력한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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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밖의 ‘제3지대 신당’이 추진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내홍에 시달리고 있고, 민주평화당은 대규모 탈당 사태에 직면하는 등 원내 제3, 4당이 와해 수순에 돌입해 ‘새집’이 필요하다. 관건은 ‘인물’이다. 과거 정주영의 통일국민당, 김종필의 자유민주연합,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같은 성공한 제3지대 신당은 모두 유력 주자들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인물 중심의 선거 풍토가 여전한 상황에서 신당 추진 세력도 대표 주자를 내세워 총선을 치르는 과거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

역대 총선에서 선전했던 제3지대 신당들에는 유력 주자가 당을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세운 통일국민당은 창당 한 달 만에 치른 14대 총선에서 31석을 획득하며 3당으로 올라섰다. 당수였던 정 회장은 정치기반이 전무한 신인이었지만 성공한 기업가 이미지를 바탕으로 ‘정주영 바람’을 일으켰고, 민주자유당과 민주당 공천에서 떨어진 기성 정치인들을 흡수하며 정치세력화에 성공했다.

고 김종필 전 총리가 이끈 자민련도 15대 총선을 1년 앞두고 만들어져 이듬해 총선에서 50석을 얻는 성과를 냈다. 충청권 맹주였던 김 전 총리가 전면에 나서 ‘충청 핫바지론’을 내세우는 등 당시 여권을 몰아붙인 것이 주효했다. 20대 총선 두 달 전에 만들어진 국민의당도 ‘안철수 신드롬’에 힘입어 원내 21석이라는 뜻밖의 승리를 일궈낼 수 있었다.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당의 대표 얼굴이 좌우하는 현상은 인물 중심 정치라는 한국의 정치 풍토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애당초 정치세력이 가치가 아닌 인물 중심으로 형성되다 보니 ‘내용’보다 ‘간판’이 부각되기 쉽다. 대선 1년 전에 실시되는 총선의 특성상 유권자들도 미래권력이 누가 돼야 할지를 염두에 두고 투표하는 경향이 짙다. 유력 주자의 유무에 따라서 총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제3지대 정당이란 말 자체가 국민들에게는 낯선 개념”이라며 “새롭게 만들어질 정당의 가치를 압축적이고 상징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야권 재편의 시계가 빨라지면서 대선 주자급 인사들에 대한 정치권의 러브콜은 늘어나고 있다. 당장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의 이름이 여러 곳에서 거론된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13일 한 라디오에서 “야권이 춘추전국시대로 대혼란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철수 수요가 다시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 빅텐트론’과 관련해 유 의원의 이름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기성 정치인이 아닌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날 평화당을 탈당하며 신당 논의의 중심에 선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새 틀을 갖춰서 제3당의 길을 갈 것”이라며 “국민이 감동할 만한 새로운 외부 인사를 영입하려 접촉 중이다. 제2의 안철수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친박 지도부에 쓴소리를 내며 당의 진로를 모색해온 한국당 내 바른정당 복당파 출신 의원들도 원외 유력 주자의 등장을 바라는 모양새다. 다만 과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대망론에 힘을 싣다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어 명확한 움직임이 포착되기 전까지는 정중동 행보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심우삼 김용현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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