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 우리·KEB하나은행 ‘운명의 날’… 은행장 중징계 여부 결정

주식투자연구소 기업투데이  
사이트 내 전체검색

‘DLF 사태’ 우리·KEB하나은행 ‘운명의 날’… 은행장 중징계 여부 결정

611411110014134423_1.jpg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일으킨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두 은행과 경영진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앞서 금감원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KEB하나은행장)에 대해 중징계 방침을 사전 통보한 상태다. 임원급이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은 물론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결과에 따라 향후 지배구조 문제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직접 제재심에 출석해 변론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제재심을 열고 DLF 상품을 판매한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을 차례로 심의한다. 관건은 손 회장과 함 전 행장에게 사전 통보된 ‘문책 경고’(중징계)가 확정될지 여부다. 금감원은 각 은행 본점 차원에서 과도한 영업 독려 행위와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불완전 판매로 이어지며 고객 손실이 발생했다고 본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우리·KEB하나은행에 불완전 판매로 인한 투자자 손실액의 40~80%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금감원이 15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DLF 분쟁조정 안건에는 두 은행의 부실한 상품 판매·내부통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KEB하나은행은 투자자 손실 사태가 일어난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지수 연계 상품을 출시하면서 리스크(위험), 직원 교육체계 등을 점검하는 상품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경우 DLF 상품의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에 대해 “불완전판매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상품판매위원회의 지적이 있었지만 이를 묵살했다. 그리고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까지 가는 것은 굉장히 비정상적인 현상‘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는 취지로 판매 직원을 교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의 이목은 불완전 판매와 내부통제 부실 정황이 경영진 중징계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쏠린다. 앞서 내부통제 기준과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지 못한 경영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경영진이 적절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지만, 경영진 임직원을 제재할 근거로 볼 수 있는지는 평가가 엇갈린다.

두 은행은 제재심에서 “모호한 법적 근거로 경영진을 중징계하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로 소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감원은 2018년 우리사주 배당 사고를 일으킨 삼성증권에 대해 내부통제 부실 등을 이유로 영업정지 6개월과 전·현직 경영진에게 직무정지, 해임권고(상당)의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제재심에선 경영진 및 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를 둘러싸고 금감원과 은행 측의 논쟁이 팽팽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징계 수위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 추후 제재심을 다시 열어 의결을 시도할 수 있다. 제재 수위가 문책경고로 정해진다면 최종 결정은 윤석헌 금감원장이 내리게 된다.

한편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DLF 배상위원회를 열고 자율조정 배상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전달받은 40~80%의 손해배상 기준을 바탕으로 다른 피해 고객들에게도 자율적으로 배상하겠다는 취지다. 피해 내역에 따라 배상 비율을 전달받은 고객이 이에 동의하면 즉시 배상액을 입금받게 된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