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전시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 스페인에 새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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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전시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 스페인에 새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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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전시가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이 내년 스페인에서 새로 개관하는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의 영화제작자 겸 독립언론인 탓소 베넷이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베넷은 스페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술작품이 검열을 당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검열에 반대하는 내용의 전시에서도 소녀상이 제외됐다는 얘기를 듣고 작가들과 접촉해 작품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베넷은 평화의 소녀상 외에도 미국 화가 일마 고어가 그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풍자화 등 전 세계에서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작품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60여편에 달하는 베넷의 미술품들은 내년 초 바르셀로나에서 개관을 준비하고 있는 ‘자유 미술관’에 전시된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지난 1일부터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다가 일본 우익의 비난이 잇따르자 사흘 만에 안전을 이유로 전시를 중단했다. 하지만 전시 중단으로 평화의 소녀상은 유럽 한복판에 영구 전시될 계기를 만들었다.

반면 아이치현 트리엔날레는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다른 참여 작가들이 항의의 뜻으로 자신의 작품도 전시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NHK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참가한 작가 90여명(팀) 가운데 지금까지 전시 중지를 요구한 작가는 12명(팀)이다. 지난 5일 박찬경·임민욱 작가가 가장 먼저 전시를 중단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미국 비영리 보도기관도 애니메이션 전시 철회를 결정하고 공간을 폐쇄했다. 또 유럽과 중남미 작가 9명도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을 비판하며 자신의 작품을 전시에서 빼라고 통보했다. 11명의 작가는 큐레이터 페드로 레이에스와 함께 전 세계 미술계를 향해 “불합리한 협박과 정치적 요구에 굴복한 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의 결정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시 철회 작품에는 트리엔날레의 포스터에 사용되거나 개막식의 배경으로 전시됐던 이번 트리엔날레를 대표하는 작품도 포함됐다. 트리엔날레의 고문을 맡았던 작가 겸 평론가인 아즈마 히로키도 고문직에서 사퇴했다. 일본은 물론 해외 예술계에서도 전시 촉구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내의 ‘표현의 자유’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비판받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의 전시 중단은 전 세계 다른 국가의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더 주목받게 만들고 있다. 베를린의 여성 예술가 전시관인 게독(GEDOK)에서 지난 2일부터 전시 중인 소녀상은 14일 하루 동안 독일 통일의 상징물인 브란덴부르크문에 설치된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기념 행사장에 전시됐다. 전시를 기획한 시민단체 코리아페어반트는 소녀상과 함께 사진을 찍고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캠페인도 시작했다.

미국 워싱턴에서도 15일(현지시간) 평화의 소녀상이 일반에 공개됐다. 2016년 워싱턴에 온 소녀상은 원래 메릴랜드주 솔즈베리대학에 세워질 예정이었지만 일본 측의 방해공작으로 여러 차례 건립이 무산된 채 창고에 보관돼 왔다.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소녀상과 나들이하기’라는 주제로 사진 찍기 행사를 개최하는 등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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