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슬로 구상·김정은 친서… 북·미 회담 유인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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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슬로 구상·김정은 친서… 북·미 회담 유인할 수 있을까

친서 받은 후 3차 회담 가능성 열어둔 트럼프…
오슬로 구상의 핵심인 남북 생명공동체도 비핵화 없인 불가능


12일로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비핵화 담판을 벌인 지 꼭 1년이 됐다. 북·미 정상회담 1주년에 즈음해 의미 있는 두 가지 일이 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고,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을 위한 평화’를 핵심으로 하는 오슬로 구상을 발표한 게 그것이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친서”라며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이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매우 긍정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한이 핵 실험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하지 않은 점을 상기시키며 “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도발에도 불구하고 대화 모멘텀을 깨지 않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보인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영변뿐 아니라 그 이외의 핵시설 폐기도 요구했다.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3차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보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내놓아야 3차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입장은 “열쇠는 김 위원장이 갖고 있다”는 볼턴 보좌관의 말에 응축돼 있다. 북한이 이 말의 의미를 모르진 않을 거다.

오슬로 구상의 궁극적 지향점은 남북 생명공동체를 만드는 데 있다. 이 생명공동체는 비핵화 없이 불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지금 상황을 지난 70년 북·미가 적대해왔던 마음을 녹여내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유례를 찾기 힘든 실패한 정상회담이 탄생한 배경에는 미국이 북한을, 북한이 미국을 믿지 못하는 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 두 정상 간 개인적 신뢰가 여전히 두텁다는 것은 반전을 위한 희망의 불씨다.

김 위원장 친서를 우리 측이 백악관에 전달했다는 관측도 있다. 국정원은 부인했으나 문재인정부가 중재 역할을 했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 친서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제 김 위원장이 답할 차례다. 그 답은 비핵화를 통한 생명공동체로 나아가는 길이어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설득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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