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김재중] 내년 총선은 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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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김재중] 내년 총선은 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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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다가오면 집권여당 사무총장은 매일 종합주가지수를 챙겨보던 시절이 있었다. 경제가 좋은지 나쁜지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였기 때문이다.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 가슴을 쓸어내리고 주가가 떨어지면 가슴을 졸이곤 했다. 경제가 좋으면 정부여당에 표를 주고 나쁘면 채찍을 드는 게 민심이다.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코스피도 많이 떨어진 요즘 같아선 여당 사무총장의 마음이 좌불안석일 것 같다.

한국갤럽이 지난 4~5일 전국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어느 주장에 좀 더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47%가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부지원론)를 꼽았다.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권심판론)는 40%였다(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3.1% 포인트, 응답률 16%).

이 수치만 보면 여당 우위가 예상되지만 무응답층이 13%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당이 방심할 때가 아니다. 무응답으로 분류된 부동층 향배는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가 결정할 것이다. 갤럽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1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에 비해 어떨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절반 가까운 49%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15%에 불과했다. 향후 1년간 살림살이에 대해서도 31%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고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적폐청산, 남북관계 개선, 북·미 비핵화 협상 등이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에 대한 지지를 견인해 왔다면 앞으로는 경제 성적표가 운명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내년 총선이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 만큼 경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은 분명하다. 문 대통령이 내각과 청와대에 유능함으로 실력을 보여 달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이유다.

하지만 주요 거시경제 지표는 악화일로에 있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도 지난 7일 세계경제 둔화와 함께 대외 불확실성이 커져 우리 경제의 하강 위험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 심각하다. 특히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밀어붙인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등의 후유증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부여당은 지금부터라도 대통령 공약의 굴레에서 벗어나 소득주도성장 등 주요 경제정책 기조의 실효성을 재검토하고 수정할 것은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속도조절에 들어갔지만 주52시간 탄력근무제 도입 입법은 여전히 겉돌고 있다. 혁신성장과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완화는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 특히 카풀 등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완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한데 의견 조율이 쉽지 않다. 정부가 적극 중재해서 접점을 찾도록 해야 한다. 민간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절실하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수출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내수 진작을 위해선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야가 50일째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논의 시작조차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추경은 타이밍이다. 정파적 이익을 떠나 여야가 일자리 창출과 민생을 위해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야 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경제 정책’ 승부수를 던졌지만 대안 없는 비판에 머물러서는 지지를 얻기 어렵다.

내년 4월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그때도 여전히 경제가 어렵다면 1차적 책임은 여당에 있다. 하지만 야당도 비협조나 발목잡기로 추경 처리, 경제활성화 및 민생 입법을 지연시켰다고 국민들이 판단한다면 야당심판론으로 돌아설 수 있다. 결국 경제를 살려 달라는 엄중한 민심에 먼저 귀 기울이는 편이 이길 것이다.

김재중 산업부장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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