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靑 정무수석, 한국당과의 가교역할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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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靑 정무수석, 한국당과의 가교역할 포기했나

여야의 물밑 접촉에도 두 달 가까이 멈춰선 국회 문이 좀처럼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여당, 자유한국당은 국회 장기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면피에만 급급하다. 정치는 실종되고 계속되는 강대강 대치 속에 민생은 내팽겨친 지 오래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국회에도 적용하자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마이동풍이다.

국회 파행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다. 국민의 인내심은 임계점을 넘어 폭발 직전이다. 국회 정상화를 더 늦췄다간 정치권의 공멸은 시간문제다. 곁가지에 불과한 패스트트랙 책임론에 매몰돼 본질인 민생을 외면하는 여야의 행태는 본말이 전도됐다. 국회 문부터 열고 잘잘못은 따지는 게 맞는 순서다.

국회 파행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든 이를 주도적으로 풀어야 할 주체는 여권이다. 야당엔 명분을 주고 여당은 실리를 챙기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는 게 지금까지의 물밑정치였다. 여당 만으로 힘에 부치면 청와대가 나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러나 요즘 청와대에선 이 같은 정무기능을 찾아볼 수도, 기대하기도 어렵다. SNS를 통해서는 할 말, 못할 말 다하면서 야당과 소통하는데는 인색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3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은 국회가 파행된 동안 저한데 연락 한 번 제대로 했느냐”며 “노 비서실장이 들어선 이후 전화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소통을 강조한 문재인정부다. 청와대는 강 수석이 나 원내대표와 통화하지 않은 건 나 원내대표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한다면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어야 했다.

정무수석의 가장 큰 역할은 정치권의 다양한 얘기를 가감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거다. 그중에서도 야당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여당의 대청와대 창구는 많다. 여당 입장만 전달할 거면 정무수석 자리는 필요가 없다. 청와대와 야당의 가교역할을 해야 할 정무수석이 야당을 달래기는커녕 불필요한 발언으로 자극하니 문제가 더 꼬이는 게 아닌가. 청와대 정무라인은 여당 인사보다 야당 인사를 더 자주 만나야 한다. 그게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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