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방위비 협상 파행… 초당적으로 단호히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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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방위비 협상 파행… 초당적으로 단호히 대처해야

한국과 미국이 19일 진행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파행됐다. 지난 9월 협상을 시작해 이번이 세 번째 협상으로 전날에 이어 오전 10시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1시간 만에 끝났다. 우리 측 입장을 확인한 미국이 회담 종료를 선언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파행 이유는 분명하다. 미국이 내년도 한국 분담금으로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50억 달러는 산출 근거부터 불분명해 미 싱크탱크와 공화당 의원들까지 무리한 증액 요구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41억4700만 달러로 주한미군 유지관리 비용 38억5700만 달러보다 3억 달러 가까이 많다. 누적 이자만 수천억원에 달한다. CNN 등 미 언론도 미 국무부와 국방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느닷없는 50억 달러 주장을 정당화하느라고 바쁘다고 꼬집고 있다. 최근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을 관저로 불러 50억 달러 주장을 반복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30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직설적으로 20번 정도 50억 달러 얘기를 했다고 하니 외교적 결례를 넘어 마치 점령군 사령관 같은 오만한 태도다. 거듭 강조하지만 방위비 분담금은 지난 28년간 한·미가 합의해 온 SMA 틀에서 상호 수용이 가능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미국의 요구는 결코 수용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으로서 충분히 부담을 하고 있다. 지난해 협상 때는 미국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심리적 마지노선인 1조원을 넘겨 1조389억원을 분담했다. 5년이던 협정 갱신 기간도 1년으로 축소했다. 세계 최대 해외미군기지인 평택 캠프험프리스 를 짓는 데 총 12조원 가운데 11조원을 지원했다. 한국은 세계 4위의 미국 무기 수입국이다. 그런데도 갑자기 지난해의 6배나 되는 6조원 가량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과도한 방위비 증액 요구로 한·미동맹이 균열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한국민들 사이에 자칫 반미 여론이 고조될 우려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방위비 분담금이 과도하게 증액될 경우 국회 비준동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미군 감축이나 철수에 대비해 전시작전권을 조속히 반환받고 자주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반미 감정을 부추겨서는 안 되지만 굴욕적인 협상을 해서도 안 된다. 여야가 이 문제에 대해 초당적으로 대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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