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타결…서비스규범·시장개방 등 달라지는 점

기고/컬럼

RCEP 타결…서비스규범·시장개방 등 달라지는 점




고준성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디지털트레이드포럼 위원장)

지난 11월 서명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는 서비스무역이 포함돼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무역(투자 포함) 챕터에서는 협정 당사국들이 자국의 서비스시장 개방에 관한 구체적인 약속을 제출하고, 그러한 약속의 이행과 관련된 제반 의무를 부과한다. 이를 통해 당사국들의 서비스공급자(서비스기업)들은 협정을 통해 개방된 다른 당사국들의 서비스시장에 법적 안전성을 갖고 진출할 기회를 갖게 된다.

FTA의 서비스통상 분야의 성과는 크게 규범분야와 시장개방(자유화) 약속의 두가지 분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이번 RCEP의 서비스규범 분야의 성과 및 특징을 살펴보면 기존의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S) 및 대다수 FTA 투자 챕터에서 규정된 핵심 내용을 수용하여 규정하고 있고, 달리 보다 강화된 규정을 찾기는 어렵다.

다만, RCEP에서는 투명성 의무를 강화한 것이 주목된다. 투명성이라 함은 당사국들이 서비스무역과 관련되거나 영향을 미치는 제반 조치들의 내용을 신속하게 공표할 의무를 가리킨다. 서비스업은 특성상 다양한 규제를 받기 마련이다. 가령,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일수 규제 등이 그러하다. 따라서 외국 서비스업체가 다른 당사국 서비스업종에 진출함에 있어 당해 국가의 관련 규제에 대한 정보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 이 점에서 RCEP은 당사국들이 시장개방을 약속한 분야에서 행한 약속과 관련해 협정상 의무와 불일치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조치에 관해 투명성 목록을 작성해 다른 당사자들에게 전달하고 인터넷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매우 진일보한 조치로서 평가된다.

다음으로 RCEP의 시장개방 약속의 성과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각 당사국이 기타결 FTA를 포함한 무역협정에서의 자유화 약속에 비해 보다 개방된 약속이 무엇인지를 기초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을 제외한 다른 당사국들과는 양자간에 FTA를 타결했기에 이들 각 협정에서의 서비스 시장 개방 약속과 비교해 보다 진전된 개방을 약속한 서비스 분야 및 업종이 지표가 된다.

전반적으로는 우리와의 기타결 FTA에서의 서비스 자유화 약속 수준과 유사한 것으로 보여지며, 일부 업종에서 보다 진전된 약속이 발견될 뿐이다. 가령, 말레이시아는 한-아세안FTA에서 도매 및 소매서비스의 전자상거래 등 국경간 공급 방식(모드1)에 대해 시장개방을 약속하지 않았음에 비해 이번 RCEP에서는 일정한 상품-의약품 및 의료상품과 화장품, 가정용기구, 자동차 부분품 등-의 도매서비스와 자동차 연료의 소매 판매에 대해 제한없는 개방을 약속했다. 따라서 향후 우리 도소매업체가 상기 품목들에 대해서는 말레이시아에 전자상거래 등을 통한 판매를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싱가포르의 경우 레스토랑 서비스를 한-아세안FTA에서는 전면 비개방했는데 RCEP에서는 전면 개방했다. 이밖에 브루나이는 한-아세안FTA에서 성인교육서비스를 완전 비개방했데 RCEP에서는 49% 미만의 지분 소유 및 외국인 직원 10% 이하 등의 조건 하에 합작투자 형태의 설립을 허용한다. 이밖에 철도운송, 해상여객운송, 우주운송 서비스도 한-아세안FTA에서는 전면 비개방하였는데 RCEP에서는 지분(40% 미만) 및 고위경영자의 구성 비율 제한(과반 미만) 등을 조건부로 합작투자기업을 허용한다.

참고로 우리와 FTA를 기타결한 RCEP 당사국들에 있어 당해 협정 발효 이후 우리 서비스기업의 분야별 현지 진출 현황을 <표 1>과 같다. 이에 따르면 우리와의 서비스FTA 발효 이후 우리 서비스기업의 현지 진출이 연간 기준 상위 16위 안에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이번 RCEP 14개 당사국 중 무려 10개 포함돼 있음이 주목된다. 이는 RECP 당사국이 우리 서비스기업의 주요 진출 대상국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다(<표 1> 참조).





다음으로 RCEP 당사국 중 우리와의 양자간 서비스 FTA 발효 이후 우리 서비스기업의 타방 당사국에의 진출 업종을 보면, 도매·소매업이 31%로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건설공사업이 17%, 운수업 8%, 금융보험업 6%의 순으로 조사돼 도소매업과 건설공사업이 주된 진출 업종임을 알 수 있다(<표 2> 참조).



끝으로 향후 RCEP 발효 이후 협정을 활용해 우리 서비스기업의 타방 당사국에의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야 할 대응과제를 제시하면, 무엇보다 이번 RCEP에서의 당사국의 서비스시장 개방 약속은 포지티브 방식에 기초한 양허표를 이용한 당사국들(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태국, 베트남, 중국, 뉴질랜드)과 이밖에 네거티브 방식에 기초한 유보목록을 이용한 당사국들 그리고 양 방식을 혼용한 당사국 등 다양해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 시장개방 약속을 확인하는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당사국별 시장개방 내용을 업종별로 보다 쉽게 소개하는 안내(서)가 필요하다고 본다.

더불어 RCEP 전자상거래 챕터에는 전자적 수단에 의한 정보의 국경 간 이전이 적용 대상인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경우 그러한 행위를 금지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다. 이는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들에 있어 국경 간 공급을 통한 타방 당사국 소비자에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매우 중요하고 유용한 법적 장치다. 따라서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 기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서비스업종에서의 국경간 공급(모드 1) 개방 약속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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