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가가 보는 코로나19 백신 도입 논란

기고/컬럼

감염병 전문가가 보는 코로나19 백신 도입 논란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논란이 뜨겁다. 올해는 유독 백신 관련 이슈가 많았기에 또 ‘백신’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하다. 9월, 10월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사용된 백신의 일부가 상온노출 돼 벌어진 혼란, 얼마 지나지 않아 노인층에서의 백신 접종 후 사망과 관련해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 때문에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율이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제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이슈가 코로나19의 3차 유행과 더불어 확대되고 일부 국가에서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백신후진국’이란 단어까지 사용하면서 언론의 집중포화가 시작됐고 정치세력간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로서 백신 관련한 정책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언론의 보도 형태와 정치인들의 공방을 바라보면 이 상황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백신을 제대로 맞추려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백신 접종이 되든 말든 우리 세력의 이익만 찾으면 된다는 식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

코로나19 백신 도입과 개발과 관련해 복기가 필요하다. 정부는 2020년 4월 17일 코로나19 치료제, 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발족했으며 이 지원단에는 정부, 기업, 병원 등을 망라한 위원들이 참여했고 치료제분과, 백신분과로 나워 활동을 시작했다. 백신과 관련해 국내 기술로는 백신의 상용화가 2021년 말에나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 후에는 외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백신을 우선 수입해 사용하다가 국산 백신이 나오면 국산 백신으로 접종을 하는 투 트랙 전략이 결정됐다. 이후 백신 도입과 관련한 특별전담팀이 꾸려져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백신 도입 전략은 국내 생산기반이 있는 백신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옥스포드 대학교-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러스벡터를 활용한 백신의 경우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위탁생산을 하도록 계약을 했고 위탁생산분의 일부를 국내에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단백질항원백신도 국내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위탁생산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020년 7월에 3상 임상연구가 시작돼 이르면 10월에는 임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간에 부작용 사례로 임상이 일시 중지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백신의 용량 결정과 관련한 이슈가 발생해 연구 종료가 다소 늦어졌고 승인절차도 늦어졌다. 노바백스 백신은 내년 초 3단계 연구가 종료되면 긴급사용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고려한 백신의 임상연구가 늦어지는 동안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mRNA백신의 임상 연구가 잘 진행돼 90%가 넘는 백신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돼 12월에 미국과 영국 등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게 됐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이 빠른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때 사전에 계약을 하지 못한 부분은 정책적 판단의 착오로 안타까운 부분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계약을 했고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도 공급확약을 받고 계약을 눈 앞에 둔 부분은 아쉽기는 하지만 후발주자로 뛰어든 상황에서는 다행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많이 계약하고 화이자, 모더나 백신도 조기에 공급받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우리나라의 행정력과 예산조달 상황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최선이었다는 생각이 든다.(*정세균 국무총리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어제(23일)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얀센은 당초 물량보다 200만 명분 더 많은 600만 명분을 계약해 내년 2분기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며, 화이자 백신은 1000만 명분을 계약하고 일단 내년 3분기부터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편집자 주)



사진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아쉬운 과거는 일단 뒤로 남겨뒀으면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백신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너무 많다. 잘잘못은 일단 3차 유행의 고삐를 잡고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가진 행정력과 예산을 총동원해 우리나라가 구매하기로 선정한 백신이 최단기간 내 최대한의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백신의 구매를 앞당기는 노력과 함께 전세계의 백신 접종 현황을 통해 백신의 안전성과 관련한 충분한 자료도 확보해 우리 나라에서 접종이 시작될 상황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 놓아야 한다. 이번에 국내에 소개되는 벡신은 종류도 여러 가지고 유통과 저장 방법도 제각각이다. 백신이 도입될 때 어떤 사람들에게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구체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통해 준비해야 하고 백신의 유통과 저장과 관련한 프로세스도 섬세하게 계획을 세워놓아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혼연의 일체를 이뤄 과정마다 최선을 다해야 하고 정치권은 매 과정마다 입법과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한다.

지금은 3차 유행의 엄중한 상황이고 백신 도입과 관련한 제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때이므로 정치권은 백신 관련 문제를 정쟁화하는 것을 일시 중단해 주기를 바란다. 오히려 국회 차원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 위원회를 만들어 백신의 도입과 접종을 위해 필요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 언론도 외국과의 단순 비교를 통한 비난만을 하는 기사는 지양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앞으로 우리가 백신도입과 접종을 어떻게 잘 해야 할지를 제시하고 논의할 때다.

3차 유행에 의료진이 소진되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의료진들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백신 접종도 감당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국민들도 1년 이상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많이 지쳐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의 끝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하는 백신에 대한 바람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과 의료진이 버틸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이 최고의 노력을 통해 빠른 시간 내 유행 상황이 통제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백신과 관련한 제반의 어려움들이 정치권과 전문가, 국민, 언론의 통합된 노력으로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자료제공 :(www.korea.kr)]
0 Comments